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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계 컨텐츠

귀농 첫해, 실제로 들어간 농기계 유지비는 얼마였을까?

by faithmaker 2025. 5. 3.

귀농을 준비할 때 누구나 고민하는 부분이 바로 초기 투자와 유지비용입니다. 특히 농기계는 한두 번 쓰고 마는 것이 아니라, 매 시즌 작업마다 반복적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기계의 유지관리 비용까지 포함한 예산 계획이 중요하죠.

 

제 제인이자 충남 예산에 정착한 귀농 2년 차 초보 농부 J씨가 귀농 1년 차에 실제로 어떤 농기계를 사용했고, 그에 따른 실제 유지비와 예상 못 한 지출, 초보 귀농인들에게 전하는 말 까지 상세히 정리해봅니다.

귀농 첫해, 실제로 들어간 농기계 유지비는 얼마였을까?

트랙터 유지비: 기름값보다 비싼 건 따로 있다

 

첫 해엔 중형 트랙터(60마력대)를 중고로 구입했습니다. 기계 자체는 약 1,800만 원. 하지만 정작 유지비는 그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 연간 유류비: 약 110만 원 (논 1,000평, 밭 600평 기준 작업 포함)
  • 엔진오일, 유압오일 교체: 연 2회, 약 20만 원
  • 에어클리너, 필터류 교체: 약 8만 원
  • 예기치 못한 정비비: 스타트모터 고장 1건, 15만 원
  • 합계: 약 153만 원

트랙터의 경우, 기름값보다도 정비나 소모품 교체 비용이 더 예측이 어렵고 부담스럽다는 점을 실감했습니다. 특히 중고 기계라 그런지, 작은 고장도 빈번했고 A/S를 맡기면 부품 대기 기간이 길어지는 경우도 있어 정비소와의 관계 맺기도 은근 중요한 포인트였습니다. 다행히 무상으로 수리 가능한 부분도 있어서 비용적인 부담은 덜 수 있었습니다.

 

관리기와 이앙기: 자주 쓰지 않아도 지출은 있다

 

논과 밭 양쪽을 모두 관리하기 위해 관리기와 이앙기도 필요했습니다.
관리기는 보조금 포함 280만 원에 신품 구매, 이앙기는 농협에서 리스로 사용했습니다.

  • 관리기 유류비: 연간 약 20만 원
  • 정비 및 점검: 1회 점검(기어 이상), 7만 원
  • 이앙기 리스 비용: 월 12만 원 × 3개월 = 36만 원
  • 합계: 약 63만 원

관리기는 사용 빈도가 적지만, 엔진이 작아도 고장 발생 시 수리비는 절대 저렴하지 않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이앙기의 경우, 리스 사용이 훨씬 효율적이었는데, 작업 일수는 적고 기계 자체 가격이 높기 때문에 짧은 기간 빌려 쓰는 방식이 부담이 적고 관리도 수월했습니다.

 

예상 외 지출: 보관 장소, 공구, 그리고 작은 소모품들

 

농기계 자체보다도 생각보다 예상하지 못한 유지비가 더 골칫거리였습니다. 특히 귀농 초기에는 기계를 보관할 창고나 차양 시설이 따로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임시 차광막이나 컨테이너, 철제 선반 등도 직접 마련해야 했습니다.

  • 임시 보관 차광막 설치: 약 85만 원
  • 유압호스 공구 및 윤활유 세트: 약 15만 원
  • 트랙터용 대형 전등 및 야간 작업등 설치: 약 12만 원
  • 합계: 약 112만 원

특히 기계는 잘 쓰는 것보다도 잘 보관하는 것이 수명을 좌우합니다. 햇빛과 비를 막아줄 기본 시설이 없다면, 한철 지나고 나면 녹과 부식이 빠르게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1년간 총 유지비 정리와 느낀 점

 

정리해보면, 귀농 첫해 농기계 관련 지출은 다음과 같습니다:

  • 트랙터 유지비: 153만 원
  • 관리기·이앙기 유지비: 63만 원
  • 기타 예상외 비용: 112만 원
  • 총합계: 약 328만 원

물론 이는 보수적으로 사용하고 큰 고장 없이 지나간 경우입니다. 만약 주요 부품 교체나 장기 고장이 생겼다면, 이 비용은 단숨에 두 배 가까이 올라갈 수도 있겠죠. 그래서 느낀 점은, 기계를 사는 것보다 ‘꾸준히 관리할 여력과 공간’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진짜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농기계는 ‘사는 것보다 관리하는 용기’가 더 필요하다

귀농을 시작하면서 가장 큰 착각은 “기계만 사면 끝”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한 해를 보내고 나니, 진짜 중요한 건 기계를 어떻게 돌보고, 언제 손을 봐야 하는지 아는 것이었습니다. 기름값이나 정비비처럼 눈에 보이는 지출도 있지만, 보관 장소가 없어 생기는 부식, 필터 한 번 안 갈아줘서 생긴 고장이 오히려 더 큰 비용으로 돌아왔습니다.

 

중고든 신품이든 농기계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농업의 ‘생산 파트너’입니다. 이 파트너를 잘 돌보는 일이, 결국 작업 효율과 수익, 나아가 농사에 대한 만족감까지 좌우합니다. "고장이 나야 수리하는 것” 에서 벗어나, 고장이 나기 전에 미리 점검하는 것. 그게 바로, 기계 수명을 2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길이었습니다.